과학

조현병 등의 환자에게 환각이나 망상을 일으키는 뇌의 네트워크는?

o2zone 2024. 4. 17. 15:22

환각이나 망상과 같은 증상군을 가리키는 "psychosis(사이코시스, 정신증)"는, 조현병 등 위중한 정신질환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정의된 정신질환과는 독립적으로 발생하기도 하는데, 뇌 스캔과 AI에 의한 패턴 분석을 결합한 새로운 연구를 통해, 사이코시스를 일으키는 뇌 내 네트워크가 밝혀졌다.

 


사이코시스를 경험하는 환자는, 있을 리 없는 물건이나 사람을 보거나 그 목소리를 듣는 환각이나 현실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을 사실이라고 믿는 망상에 사로잡혀 버리는데, 이러한 증상은 조현병 등의 환자에게 큰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도대체 어떤 메커니즘이 증상을 일으키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

그러나, 사이코시스를 일으키는 원인을 뇌 스캔 등으로 연구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 그 이유 중 하나로, 이들 환자는 장기간에 걸쳐 항정신병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증상과 관련된 뇌의 변화와 약에 의한 뇌의 변화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스탠퍼드대 등 연구팀은, 22q11.2결실증후군이라고 불리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사이코시스가 발병한 6~39세 환자를 대상으로, 뇌세포의 활동에 대응하는 혈류 변화를 추적하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법(fMRI)을 이용한 뇌 스캔을 실시해, 사이코시스를 경험하는 사람의 뇌에서 보이는 패턴 분석을 실시. 22번째 염색체의 일부가 약간 결실하는 22q11.2결실증후군은 심장의 이상이나 ADHD, 자폐증 같은 질환의 위험을 올리는 것 외에도 사이코시스나 조현병을 가질 위험이 30%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22q11.2결실증후군 환자 101명과 더불어, 22q11.2결실증후군을 가지지 않은 사이코시스 환자와 자폐증, ADHD 사람들, 그리고 건강한 대조군을 포함한 총 900여 명분의 뇌 스캔 데이터를 수집. 비교를 위해 ADHD나 자폐증 환자의 뇌 스캔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사이코시스 특유의 패턴 분석이 가능해졌다는 것.

 


연구팀은 스탠포드 대학의 컴퓨터 과학자와 협력해, fMRI의 뇌 스캔 데이터로부터 패턴을 찾아내기 위한 AI 알고리즘을 개발. 이 AI 알고리즘을 통해 22q11.2결실증후군의 사이코시스 환자나 독립적인 사이코시스 환자에게 공통된 뇌 활동 패턴을 특정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AI 알고리즘을 통한 분석 결과, 사이코시스를 가진 환자의 뇌에서는 외계 자극을 처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현저성 네트워크"라고 불리는 네트워크에, 특징적인 패턴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현저성 네트워크 중에서도, 특별히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필터링하는 섬피질 앞부분과, 정보가 가져올 보상을 예측하는 복측 선조체라는 두 개의 노드가, 사이코시스와 관련이 있었다고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코시스가 생기는 기전에 대한 이해를 높일 뿐만 아니라, 사이코시스와 조현병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스탠퍼드대 정신의학·행동과학 준교수이자 논문의 최대 저자인 카우스투프 스페칼 씨는 "제 목표 중 하나는 조현병 발병을 예방하거나 늦추는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380-024-024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