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하듯이, 우리 인간과 개는 끈끈한 유대감으로 맺어져 있다고 하지만, 어쩌면 그 유대감은 이미 늑대가 갖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늑대가 인간에 대해 친근함을 표현하는 "애착 행동"이 갖춰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는데, 이는 인간과 유대감을 쌓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 1만5000년 전 가축화돼, 개가 되기 이전부터 이미 늑대에게 갖춰진 셈이라는.
이 연구는 "Ecology and Evolution"(2022년 9월 20일자)에 실렸다.
◆ 개가 친한 인간에게 애착 행동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애착행동"은 심리학이나 진화학의 용어로 친밀감을 표현하려는 행동을 말한다.
인간의 아이는 혼자 살 수 없으므로, 부모(혹은 양육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어린 아이가 미소를 짓거나, 곁에 다가오는 것은 "애착 행동"에 따른 것이다.
처음에는 이러한 행동은 누구에게나 나타나지만, 점차 아이는 잘 아는 사람과 낯선 사람을 구별하게 되고, 부모에 대해서만 애착 행동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개 또한 자신을 키워주는 인간에 대해 애착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동안 개의 애착행동은, 늑대가 가축화되어 개가 되어 인간과 함께 살면서 발달한 것으로 추측되었다.
그래서 스웨덴 스톡홀름대의 동물행동학자 크리스티나 한센=위트 박사는 그것이 사실인지 확인해보기로 한 것.
◆ 늑대 새끼와 개 새끼의 인간에 대한 행동 비교
이번 연구에서 한센=위트 박사 등은, 생후 10일부터 키운 늑대(10마리)와 개(12마리)의 새끼를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해, 가축화로 인해 둘의 행동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살펴보고 있다.
실험은 예를 들어, 주인과 낯선 사람이 번갈아 방을 드나들게 하는 것으로, 강아지라면 주인과 함께 있으면 안심하고, 낯선 사람과 단둘이 있으면 불안해진다. 그러니 주인이 방에서 나가려면 따라가려고 할 것이고, 방에 돌아오면 달라붙는 등 애착 행동을 보일 것이다.
그럼 늑대 새끼는 어떨까?
강아지처럼 주인과 낯선 타인을 구별하고 주인만큼 오래 붙으려고 할까?
◆ 늑대에게도 친한 인간에게 애착행동이 있었다?
이번 실험에서, 바로 그런 행동이 확인되었다는 것. 늑대 새끼도 강아지 만큼이나 사육자에 대해 애착 행동을 보인 것이다.
한센=위트 박사는 "늑대도 개와 마찬가지로 낯선 사람보다 친한 사람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코멘트....하지만 그 이상으로 흥미로운 일이 있었다.
그것은 개의 경우 실험실에 있어도 평소와 다름없었는데, 늑대는 환경에 영향을 받아 소란소란하게 돌아다닌 것이다. 그런데 주인이 입실하자, 그게 딱 가라앉은 것으로, 이는 주인이 있음으로써 늑대의 스트레스가 완화되었음을 보여준다.
한센=위트 박사에 따르면, 늑대의 이런 행동이 관찰된 것은 세계 최초라고 하고, 이는 늑대가 인간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한다.
◆ 개와 인간의 유대감은 이미 늑대 시절부터 있었다
이런 늑대와 개의 유사점에서는, 개의 애착 행동의 기원을 엿볼 수 있다.
즉, 새끼늑대가 애착행동을 보였다는 것은, 이 행동이 개에서 발달한 것이 아니라, 개가 되기 전인 늑대 시절에 이미 있었다는 것이다.
한센=위트 박사에 따르면, 이것은 늑대의 역사를 말해주는 데 중요한 일이라고 하며, 수많은 동물 중에서 늑대가 뽑혀 개로서 인간과 발을 내딛은 것은 사실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
한센 위트 박사는, 앞으로도 더 늑대와 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