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외과팀은 21일, 말기 신장병을 앓고 있는 남성 환자(62)에게 돼지의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살아 있는 환자에의 돼지 신장 이식의 성공은 세계 최초라고 하며, 의사들은 이 수술이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를 돕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병원 측의 발표에 따르면, 16일 4시간에 이르는 수술을 실시해, 매사추세츠주 웨이머스 거주 환자 릭 술레이만에게 유전자 조작된 돼지의 신장을 이식했다.
이 신장은 인체와의 적합성을 높이기 위해 "유해한 돼지의 유전자"를 제거하고 인간 유전자를 추가했으며, 기증자가 된 돼지의 병원체에도 불활성화 처리를 해 감염 위험을 배제했다고 한다.
병원에 따르면, 술레이만은 2018년 신장이식을 받았지만, 지난해 해당 신장이 기능부전에 걸려 투석 치료가 필요했었고, 제2형 당뇨병과 고혈압도 오래 앓고 있었기 때문에, 투석 중 혈관이 혈전으로 막혀 기능을 하지 못하는 중증의 혈관 합병증이 발병해 2주마다 입원해야 했다.
술레이만은 현재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으며, 이식 장기에 거부반응 징후가 없는지 의사단이 감시를 계속하되 곧 퇴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의사단은 뉴욕 타임스에, 이식된 신장은 기능하고 있으며, 술레이만은 투석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술레이만은 수술에 대해 "나를 도울 뿐만 아니라, 살기 위해 이식을 필요로 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방법"이라고 코멘트.
미 의료자원 서비스국(HRSA)에 따르면, 신장은 2021년에 미국에서 가장 이식이 필요한 장기로, 이 해에 행해진 장기 이식 수술 4만 1354건 중 60% 가까이가 신장 이식이었다.
미국신장기금(AKF)에 따르면, 신장기능장애를 앓는 미국인은 80만8000명으로 추정된다고 하고, 또 투석이 필요한 만성신부전 환자는 약 3700만 명에 이른다.
사람 이외의 장기를 인체에 이식하는 "이종이식"은 최근 점점 연구가 진행돼, 임상시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종이식을 직접 승인하지는 않았지만, 질병으로 생명이 위협받는 환자가 실험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FDA의 인도적 사용(compassionate use) 조항에 따라 임상시험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연간 수천명의 환자가 장기기증자를 기다리는 동안 숨지고 있고, 의료인들은 이종이식을 통해 이런 환자를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뉴욕대학 랑곤 메디컬센터에서는 2021년, 뇌사 환자에게 세계 최초의 돼지 신장 이식을 실시. 버밍엄 앨라배마대도 지난해 세 번째로 비슷한 수술을 실시해 이종이식이 말기 신장병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