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소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타액"에 차이가 나는 것 같다는....
미국 플로리다대학(University of Florida)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최근 몇 주 안에 자살을 생각해 본 대학생은, 그렇지 않은 건강한 학생에 비해 침 속의 잇몸 질환과 관련된 세균 수준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고, 그러면서도 뇌 건강을 촉진하는 화합물을 만들어 주는 세균의 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신건강(정신위생)과 인간 마이크로바이옴(공생세균총)의 관계를 찾는 연구가 늘고 있습니다만, "자살염려"와 "타액 속의 세균"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 자살을 원하는 사람의 타액에는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이 많다?
우울증이나 자살 염려는, 대학생 등 젊은 세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회 문제인데, 미국 질병예방관리센터(CDC)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18세~24세 미국인의 4분의 1이 지난 한 달 안에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한다.
플로리다대 연구팀은, "자살 희망자들의 미생물총에 어떤 변화가 없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 대학 미생물학세포과학과 수업을 이수 중인 489명(남자 171명, 여자 318명, 평균 연령 21세)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는데, 우선 학생들은 우울증 선별검사에 사용되는 설문지 "PHQ-9(Patient Health Questionnaire-9)"에 응답하도록 했다.
본 설문지를 통해 각 학생의 우울증 수준과 최근 2주 이내에 자살을 생각했는지 조사되었다.
결과, 우울증 없음~경도 범위의 학생은 214명(43.8%), 경도~중도 우울증 스코어를 나타낸 학생은 166명(34.0%), 중도~고도의 우울증 스코어를 나타낸 학생은 109명(22.3%)이었고, 그것과 병행해, 입안에 포함되는 세균의 조성을 조사하기 위해서, 타액 샘플을 제공받도록 의뢰.
이 가운데 타액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입수할 수 있었던 사람은 372명이며, 이 가운데 자살 소망이 없는 학생은 325명(87.4%), 자살 소망이 있는 학생은 47명(12.6%)이었다.
이들 47명은 모두 중도~고도의 우울증 점수를 나타낸 학생에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자살원망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에게는 학내에 설치되어 있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소개)
그리고 이들 학생의 우울증 점수와 타액 속 세균의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최근 2주 이내에 자살 욕구를 품은 학생에서는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치주질환이나 기타 염증성 질환과 관련된 세균의 수준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더불어, 이들 학생에서는 뇌 건강을 촉진하는 화합물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강 내 세균의 일종인 "알로프레보테라 라바(Alloprevotella rava)"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게다가 이 학생들은 A. 라바의 증가를 억제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를 공유하고 있었다.
최근 연구에서 "우울증은 뇌 내 만성 염증에 의해 발병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데, 이번 결과는 이 설을 지지하는 데이터가 될 것으로 생각되고, 침 속의 세균이 뇌의 염증성 질환을 유발하면서 A. 라바의 결여로 인해, 뇌 건강이 손상되고 염증이 만성화하기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로 인해 우울증이 발병하고 병세가 악화되면서 자살 소망이 샘솟는 것이고, 심각한 우울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MDD(대우울증성 장애)"는 자살 원망이나 자해 행위를 유발하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의 안젤리카 알렌스(Angelica Ahrens)는 이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데.....
"본 연구의 성과는, 어떤 세균을 조명하고 더 자세히 조사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다음으로 해결해야 할 의문은 이들 구강 세균이 생물학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으며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이 일련의 연구를 통해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에 기반한 자살 우려 예측이 가능할 수도 있고, 우울증이나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에 대한 프로바이오틱스 치료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 프로바이오틱스: 좋은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선인균), 또는 이들을 포함한 식품이나 음료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