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에는 5가지 기본맛(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이 있다고 되어 있다.
이런 맛들을 설명하고자 할 때, 감칠맛만큼은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럼, 감칠맛은 대체 어떤 맛일까?
감칠맛의 정체와 특성에 대해서 알아보자.
■ 감칠맛이 기본 맛에 포함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감칠맛이란 "달콤한 과자"나 "쓴 커피", 또 "신맛이 나는 초절임"과는 다른 맛이다. "육수가 우러난 맑은 장국" 등에서 느끼는 복잡한 맛이 감칠맛에 해당한다. 육수는 우리나라의 기본이기 때문에, 우리 나라사람에게 있어서 감칠맛은 옛날부터 친숙한 것이었다.
그런데 세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맛의 인지도는 높지 않다.
원래, 감칠맛이 기본 맛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 감칠맛의 느낌
우리는 감칠맛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먼저 혀에는 맛을 감지하는 세포다발 "미라이"가 있다. 그리고 타액에 녹아내린 맛있는 물질이 미라이 안에 들어가 있는 수용체에 접촉하는 것이다. 이 접촉에 의해서 뇌로 신호가 보내져 우리는 맛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물질과 수용체는 흔히 키와 열쇠 구멍에 비유한다.
키와 열쇠 구멍이 세트인 것처럼 물질과 수용체가 일치할 때만 뇌로 신호가 보내지는 것이다.
그런데 감칠맛만은, 이 법칙에 해당되지 않는다.
수용체인 열쇠 구멍이 퍼져 있기 때문에, 다른 몇 가지 물질에서도 반응하는 것이다. 실제로 맛 수용체는 한 종류밖에 없지만, 여러가지 맛물질(글루탐산, 이노신산, 구아닐산)을 받아 뇌에 감각을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특별한 수용체에는 약점도 있다.
열쇠 구멍이 넓은 만큼 감도가 낮다.
그래서 우리는 맛있는 물질을 많이 섭취함으로써 하나 하나의 낮은 감도를 보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러한 특징에서 생각하면, 감칠맛은 결국 어떤 맛일까?
■ 감칠맛은 결국 어떤 맛?
앞에서 알아본 것처럼, 맛 수용체에는 "감도가 낮다"는 약점이 있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에서는, 2종류의 맛있는 물질을 조합하는 것으로 상승 효과가 발현한다고 알고 있다.
예를 들어 글루탐산과 이노신산을 동시에 섭취하면, 감칠맛 효과가 몇 배로 뛰어오르는 것이다.
이 효과는 우리가 이미 체험하고 있다.
다시마와 가쓰오부시, 양파와 고기 등의 조합은 세계 각지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지만, 이것은 글루탐산과 이노신산의 조합이다. 그리고 맛은 다른 맛을 돋보이게 해준다.
예를 들어, 감칠맛 조미료로 알려져 있는 글루탐산나트륨은 그것을 물에 푼 것만으로는 별로 맛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다양한 재료를 끓인 국물에 감칠맛 조미료를 더하면, 바로 맛이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다.
그럼 감칠맛이란 결국 어떤 맛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단독으로는 희미하지만, 요리에 깊이를 더하여 다른 맛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먹어보면 알 수 있는 그런 맛이다.
그리고, 한번 그 맛의 증폭 효과를 알아버리면, 더 이상 감칠맛 없이는 만족할 수 없게 될 것이다.